홍의락 "스세권 회사 찾는 청년들…대구가 하이터치 시대 열어갈 것"

입력 2021-04-22 15:36   수정 2021-04-22 17:50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출신인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사진)은 지난해 7월 국민의힘 권영진 대구시장의 영입 제안으로 취임한 이후 6개월도 안돼 대구도심융합특구 선정과 엑스코선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등 굵직한 결실을 냈다. 홍 부시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에 도움을 준 인사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 당시 이낙연 민주당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 구윤철 국조실장, 윤후덕 기획재정위원장 등 10여 명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보수정당의 단체장들이 이끌어온 대구에서 좀처럼 거론되기 어려운 인맥 네트워크가 가동되는 것을 보고 대구의 많은 오피니언 리더가 홍 부시장의 존재감과 협치의 효과를 실감했다.

24년간 독일계 기업의 한국대표를 맡았고 민주당의 재선의원의 정치력과 인맥 네트워크를 갖춘 홍 부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자칫 복원력을 잃고 표류할 뻔한 대구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홍 부시장은 기업인 출신답게 정책 개발 및 집행에서 기업의 니즈(수요) 파악과 공무원 조직의 부서 간 협업을 강조한다. 그는 “시장을 잘 읽고, 1등을 따라가기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하이테크(기술)뿐만 아니라 하이터치(감성, 인간)를 중시하는 창의적 접근이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부시장 취임 후 최근 국책사업을 잇따라 가져오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대구도심융합특구 선정은 대구 미래를 여는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소 ‘혁신클러스터를 어떻게 만들까’ 궁리하던 중 국토교통부의 도심융합특구 사업을 발견하고 ‘이거다’ 싶어 주위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말 대구가 광주와 함께 도심융합특구로 선정됐다. 지금 대구시청 별관으로 쓰고 있는 옛 경북도청 부지, 삼성창조캠퍼스, 경북대를 잇는 트라이앵글 공간에 대구의 판교 2밸리를 조성하는 대구도심융합특구는 대구의 성장엔진을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이 사업은 대구에 내재된 혁신역량이 모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무형의 성과도 얻었다고 생각한다.”

▷대구도심융합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20세기가 공장의 시대라면 21세기는 도시가 비즈니스 하는 시대다. 바르셀로나의 포블레노우나 미국 세인트루이스 코덱스 혁신지구처럼 대구도 해볼 수 있다. 다만 특구의 모습을 미리 규정하지 말고 트라이앵글 지대 전체를 보고 차근차근 채워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 도심융합특구 지정 이후 엑스코선 예타도 통과했다. 스타트업파크와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생각이다. 엑스코선 예타 통과 이후 경북대 혁신캠퍼스도 지정됐다. 이렇게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대구도심융합특구는 급하게 채워 넣으려 하면 실패한다.”

▷하이테크 시대지만 하이터치를 특별히 강조하는데.

“핀란드의 옛 항구로 쇠퇴해가던 칼라사타마라는 도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스마트시티이자 리빙랩으로 탈바꿈했다. 기술보다 사람을 더 중요한 가치로 보고, 첨단기술로 채워진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이다. 시민의 의사결정과 실제 생활 환경에서의 협력과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성서산단의 유휴공간 리모델링 사업에 국비를 확보했다. 청년창업 임대 공간 일부를 활용해 수제맥주 체험장과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북구 3공단에는 산업과 문화예술콘텐츠를 연계한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 대구형 하이터치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찾아내려고 한다.”

▷청년일자리 창출은 국가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어떤 해법을 갖고 있나.

“대구에도 초봉이 4000만원인 기업이 여럿 있다. 하지만 한 기업은 경쟁률이 100 대 1을 넘는데 대다수 기업은 인재가 오지 않는다. 이 문제도 하이터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요즘 청년세대는 면접 합격전화를 받으면 회사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는지 묻고, 없다고 하면 그만둔다’는 이야기가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도 접근을 달리해야 하고 행정도 미래 산단과 도시재생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취임 후 ‘대구시 공무원들에게 부서 간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홍의락 표 협업실험’이라고까지 불리는데 이유는.

“대구시에 와보니 공무원과 지원기관, 대학의 지식역량은 뛰어나지만 그것을 효율적으로 모아내는 혁신역량이 부족했다. 개별사업은 잘하지만 단위사업들을 묶어 큰 프로젝트로 만드는 기술이 부족했다. 취임 후 국·과장들에게 《룬샷 뉴 파워》란 책을 선물했는데 ‘많은 문제들이 거버넌스를 구축하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대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구의 혁신역량을 한곳에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가 그동안 5+1 신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해 왔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대구시가 그동안 추진한 물 미래형 자동차 로봇 의료 에너지 및 스마트시티 등 5+1 신성장산업 기반은 잘 조성됐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이런 사업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것은 미흡했다. 기술과 기술, 산업과 산업 간 융복합이 일상화된 오늘날 전통 제조업의 구조전환은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지원보다는 여러 분야의 기업과 기관들이 함께하는 융복합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이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지역 경제·산업의 혁신역량을 집결하기 위해 미래자동차, 물, 의료, 에너지, 기계로봇, 섬유, 정보통신기술(ICT), 신서비스 등 8대 산업 워킹그룹으로 구성된 산업거버넌스를 운영하고 있다. 분야별 로드맵 수립, 통계체계 확립, 미래먹거리 사업기획, 산업동향 파악, 이슈대응, 산학연관 상시 소통체계 구축 기능을 강화했다.”

▷워킹그룹 운영에서 이전과 달라진 점은.

“그동안 대구시가 주로 듣는 쪽의 이야기만 듣다 보니 정책개발 과정에서 거버넌스를 구성할 때 전문가의 범위도 편중됐었다. 중요한 국책사업의 심사평가위원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대구에 있는데도 정책결정에 배제돼 있었다. 전문가의 네트워크 범위를 넓히면 정책의 다양성도 확보할 수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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